전남도립미술관은 오는 21일부터 8월 18일까지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국제전시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글로벌 동시대 미술 플랫폼인 ‘아트선재센터’의 기획을 시작으로, 서울 아트선재센터와 스페이스 이수에 이어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두 번째 선보이는 전시이다.
이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주로 활동하는 리너스 반 데 벨데(Rinus Van de Velde, 1983~)의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리너스 반 데 벨데는 자신의 작업실 안에서 상상과 공상만으로 어디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로 스스로를 ‘안락의자 여행자’라 소개한다. 또한 작가는 직접 밖으로 여행을 떠나는 대신 책과 영화, 뉴스와 잡지, 미술 서적과 역사서 등 다양한 매체로부터 예술적 영감을 얻으며 이를 작품 속 스토리로 활용한다.
작업 초기에는 주로 드로잉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후 회화, 설치, 조각 등 점차 작품 세계의 확장을 이루며, 2019년부터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한 비디오 작품들을 본격 선보였다.
전시의 제목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작가의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2023)라는 작품 제목에서 인용된 것으로, 이 문장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 ~ 1954)가 그림 그리기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했던 말이다.
작가는 여러 색의 빛으로 가득한 자신의 추상화 밑에 마티스의 글귀를 직접 적어서, 빛을 찾아 여행한 20세기 색채의 거장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한편, 이 제목은 문자 그대로,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자신의 집,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 작업으로 알려진 대형 목탄화 외에도 신작 오일 파스텔화 및 색연필화와 동시에 영상, 조각, 설치까지 최근 신작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세 편의 영상 <마을 사람들(The Villagers)>(2017-2019), <라 루타 내추럴(La Ruta Natural)>(2019-2021), <하루의 삶(A Life in a Day)>(2021-2023) 작품은 철저히 작가의 작업실 안에서만 촬영된 ‘스튜디오 영화’로 가상과 현실, 모험과 일상을 드나드는 허구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또한 영상 속 등장하는 장치들은 모두 작가가 직접 제작한 것들로, 이번 전시에서는 실물 크기의 세트장과 다양한 소품을 재현한 대형 설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반 데 벨데의 작업은 상상과 현실, 가짜와 진짜, 미술과 언어 등이 충돌하며 긴장을 일으키고 또 서로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삶과 예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다면적 시야를 열어준다.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를 통해 여러분은 때로는 터무니없는 공상같지만, 때로는 진지한 예술적 고민을 담은 작가의 내적 모험에 동행할 수 있다.
작가의 상상적 여행을 통해서,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상상력이라는 무한한 힘이 우리를 어디까지 이끄는지 경험해 보기 바란다.
전남도립미술관(이지호 관장)은 “서울에서 개최한 전시를 더 많은 지역민과 향유하여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폭넓게 이해하고자 마련하게 되었다.”고 전하며, ‘작가의 예술 여행에 함께 동참함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상상력의 무한한 힘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2024-05-21(화) ~ 2024-08-18(일)
전남도립미술관
작품수 5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