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린제이-호그,Michael Lindsay-Hogg 감독

Matt Dillon as Terry Klout
Anne Parillaud as Bernadette
Gabriel Byrne as Jack Kelly
Corban Walker as Frank Bois

4:3 full screen/color/Dolby/101분
언어/Ireland+United Kingdom+France+United States
자막/한국
번역/DRFA,애니




"문제적 작가, 쳇 레이모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




(쳇 레이모,Chet Raymo,1936~,Chattanooga, Tennessee)



쳇 레이모는 저명한 작가이자, 교육자, 무엇보다 스스로 성직자에 가까운 자연주의자입니다.

매사추세츠주 이스턴에 있는 스톤힐 대학의 물리학 명예교수이기도 하죠.

놀랍게도 <보스턴 글로브>에 20년간 주간으로 <과학적 사색>을 연재했는데

엄청난 독자층을 20년간 유지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개인 블로그로 옮겨 여전히 과학적 사색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레이모의 과학적 사색의 주제는 <신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거룩해진다, 자연주의가 결국 종교>라는

일종의 다원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레이모는 노트르담 매거진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저는 경외심과 감사, 찬양으로 이 무한히 신비로운 자연의 세계를 바라봅니다."라는

일관된 주제로 글을 기고합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로는 오늘 소개하는 영화 <프랭키 스타라이트>의 원작 소설

<코르크의 바보> 입니다.

뉴욕 타임지 집계 51주 연속 베스트셀러 탑 100선에 머물렀었죠.

레이모는 또한 영국의 프라임 자오선을 추적했던

한 과학자의 삶을 다룬 <워킹 제로>로 베스트셀러 연타석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1998년에는 논픽션 부문에서 라난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랭키 스타라이트>는 프랭크라는 난쟁이 아들을 낳을 수밖에 없었던

한 한많은 여자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나간 원작입니다.

실제로 난쟁이이면서 연기를 엄청 잘하는 연기파 배우 Corban Walker가

주인공 프랭크(성인 파트)를 연기합니다.

역시나 연기 정말 잘 하네요.

주인공 프랭크는 자신의 첫 소설의 원고지를 덮으면서

여기까지 흘러온 자신의 삶을 회상합니다.

소설은 자신의 어머니  베르나데트에 관한 내용이죠.

어머니  베르나데트는 프랑스인으로 2차 세계대전에서 폭격으로

가족을 모조리 잃은 천애고아가 되었습니다.

베르나데트는 아일랜드로의 탈출을 시도하고

몰래 연합군 군함에 몸을 숨깁니다.

베르나데트가 배 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지켜줄만한 선원을 찾아내어 자신의 몸을 허락하는 수밖에 없었죠.

어떻게 한 선원과 사랑에 빠지지만 선원에게는 그녀가

고단한 배생활에서의 잠깐의 유흥의 대상일 뿐이었죠.

이 가련한 여자를 불쌍히 여기고 구원해 주는 한 남자가 등장하는데

바로 선박의 세관과 이민 업무를 담당하는 잭이라는 남자입니다.

역시 조나단 유가 연기파 배우라고 여기는 가브리엘 번이 이민국 잭을 연기하는데

참 자상한 남자입니다.

그는 딸을 하나 키우는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베르나데트가

마음에 걸립니다.

베르나르테가 이미 다른 선원과 눈이 맞아 임신한 상태임을 알면서도

잭은 베르나르테를 아내로 삼고 정식 부부가 됩니다.

결혼 후 베르나르테는 선천적 왜소증을 가진 프랭키를 낳죠.

(프랭키의 아역을 연기하는 앨런 펜토니가 정말 연기를 잘 합니다)

프랭크는 성장하면서 아빠의 하나뿐인 딸 엠마(조지나 케이츠)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 사랑은 그저 아련한 첫사랑이 될 뿐입니다.

아빠는 이런 프랭크에게 천문학을 가르치며 석학의 길을 걷게 만들죠.


프랭크의 어머니 베르나데트는 멈추는 법이 없습니다.

애정없이 결혼한 나이든 남편 잭에게서 도피하고자

마침 군함에서 근무하는 미군 병사 테리 클라우트(맷 딜런)에게 영혼이 빼앗기죠.

그리고 잭에게 당당히 그와 결혼할 것을 선언하고 아들 프랭크를 데리고

테리의 고향 텍사스로 따라갑니다.

베르나데트는 비로소 그 황량한 텍사스의 먼지 바람 속에서

한 남자를 떠올립니다.

온 우주보다 더 깊게 자신을 덮고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잭이라는 한 남자...

한참 세월이 흘러 베르나데트는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을 받아줄 잭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베르나데트는 이제 그만 여기까지 라며 말하며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마감합니다.

작가가 된 프랭크는 불꽃처럼 자신의 삶을 마주하며 살았던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소설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뉴욕 타임즈의 자넷 매슬린은 러닝 타임을 늘여서라도 원작을 다 담았어야 한다고 평했습니다.

하지만 원작을 읽지 않는 관객들에겐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운명이 빼앗아간 자신의 삶에 굴하지 않고 계속 싸우고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행위 자체를 극도로 혐오했던 여자!

비정상적으로 낳은 아들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던지는 베르나데트의 삶이

제게는 너무도 가슴 아리게 다가왔습니다.

어딘가에는 사랑이 있다고 믿었던 그녀...

다시 한 번만을 외치며, 그 사랑을 잡아보려 했지만

여전히 사랑은 <파랑새>가 되어 저 먼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우리의 인간의 멍청한 한 단면이

멍치 끝에 독한 식초를 부은 듯이 다가온 영화였습니다.


에밀 졸라도 그랬지만 자연주의 작가들은 늘 여성의 삶을 주제로 삼죠.

그만큼 여자의 인생과 이 지구의 자연은 유사한 운명을 가졌다는 뜻이겠죠.

쳇 레이모의 블로그에 가면 이런 글이 있습니다.


"종교적 자연주의자에게 어둠과 침묵은 역설이 아니라 해결책이다.

우리 인간은 회의와 믿음이 아니라

회의와 냉소 사이의 미세한 경계를 걷고 있다.

인간은 회의론의 외줄에 올라 타서

어떤 지혜의 바람이 불어와도 열린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세상에 대한 지식에 관해서는 잠정적이고 진화하는

과학적 앎의 방식을 소중히 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연주의자이다"


어렵게 썼지만 결국은 이 세상은 <인간이 홀로 걷기에는 너무나 험난한 외줄타기이며

매순간 겸손과 절제로 나는 자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무념무상의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그 말이겠죠.


무슨 까닭인지 이 영화는 DVD부터 일체의 필름도 사라진 데다

그 어떤 자막 텍스트도 없어 번역하기가 오로지 리스닝에만 의지해야 하는

희귀한 영화 중 한 편이죠.

쳇 레이모의 문학 세계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DRFA,JONATHAN]